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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 메모리"가 진짜 있나요? 과학적인 근거로 살펴봅시다.

운동 with Tank/피트니스(Fitness)

by 유탱크 2023. 1.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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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며칠 운동을 쉬게 되면 근손실이 일어나고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는데요. 사실 모두가 하는 걱정이긴 합니다. 근육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운동은 매일 해야한다 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특히 헬린이들 사이에서 그 걱정은 더 심합니다. 물론 저도 헬린이라 강박증세가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해보면, 이렇습니다

1.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근육이 많이 줄거나 지방이 많이 늘지 않는다.
2. 우리가 잃은 작은 근육은 맨~ 처음에 그 근육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보다 빨리 회복된다.

 

이건 흔히 '머슬 메모리' 라고 알려진 현상 때문입니다. 바벨 운동을 하다가 모종의 이유로 2~3주가량 운동을 하지 못하고 다시 운동을 하게 되면 생각보다 손실된 근육은 금방 회복됩니다.

 

이런 머슬 메모리를 유발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얼마나 많은 근육을 회복시키는지 알아봅시다.


머슬 메모리란?

머슬 메모리는 근육 섬유가 회복될 때, 처음 자라날 때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근육과 힘을 키우는 것보다 손실된 근육과 힘을 되찾는 것이 훨씬 쉽다는 말이죠.

 

즉, 1년 동안 웨이트 프로그램을 따라 상당한 양의 근육을 만든 후, 일정 기간 휴식을 하게 되면 근손실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이 잃어버린 근육은 애초에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보다,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을 때 근육을 되찾는 시간이 더 적게 걸린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근육이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자라나는 느낌)


머슬 메모리의 작동 원리

머슬 메모리의 개념은 90년대 초에 과학적으로 연구되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2013년 경 오슬로 대학의 연구진에 의해 수행된 2개의 연구 이후에야 머슬 메모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고한 이론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 몸의 세포의 핵을 뇌처럼 생각해보면, 핵은 세포 활동을 통제하고 조절합니다.

2. 하지만 이 작은 뇌(세포핵)는 제한된 정보만을 다룰 수 있고, 이 제한된 정보와 처리 능력은 성장에 제한을 둡니다.

3. 근육 세포는, 새로운 근육 단백질의 구성을 조정하는 DNA를 운반하는 Myonuclei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 개의 핵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4. 따라서 근육 세포는 뇌 즉, 핵을 여러 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체의 다른 세포들 보다 훨씬 더 크게 자랄 수 있습니다.

5. 근육이 커지기 위해서는 이 Myonuclei가 더 필요하게 됩니다.

6. 문제는 근육 세포가 자체적으로 Myonuclei를 생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근육이 성장하기 위해 줄기 세포라고 불리는 다른 종류의 세포에서 Myonuclei를 가져와야합니다. 줄기세포는 신체에서 다른 타입의 세포로 발달할 수 있는 특별한 세포입니다.

7. 신체에는 많은 종류의 줄기 세포가 있지만, 근육 성장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종류는 위성 세포라고 합니다. 이 세포들은 근육 세포 근처에 잠복해 있고 손상된 근육 섬유를 치료하고 복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8. 일단 위성 세포가 일을 하기 시작하면, 손상된 근육 세포들에 부착되어 위성 세포의 핵을 기증하는데, 여기까지가 바로 우리가 흔히 아는 근성장의 과정입니다.

9. 중요한 점은, 일단 위성 세포가 근육 세포에 핵을 기증하면, 그 핵은 그 근육에 영원히 머물게 됩니다. (이제 감이 오시죠?)

10. 이로 인해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할 때, 근육 세포가 이전의 상태로 다시 자라기 위해 새로운 위성 세포를 가져올 필요 없이 근육을 키울 수 있는 것이고 이 작용이 애초에 근육을 성장시키던 손상-회복 과정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머슬 메모리에 대한 이 이론은 10여년동안 널리 알려졌지만, 최근 문헌에서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에 위치한 마스트리히트 대학에서 60개의 동물 연구와 16개의 인간대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과거의 머슬 메모리 연구들이 그저 우연의 일치, 운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깊이 읽다보면 알 수 있지만, 생각보다 보고서의 질이 좋지 않습니다. 연구의 질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기존에 머슬 메모리, 근핵유지이론을 뒷받침하는 논문들 보다 연구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머슬 메모리는 더 높은 수준의 연구가 수행될 때까지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하게 딱 이거다 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자료들로 보면, 비록 100% 확신은 못하지만 경험적으로 유의미하다 라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머슬 메모리가 근성장에 도움이 될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근육이 빨리 생성되는 이유 중 일부는 그 사람들의 몸이 근육 손상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웨이트를 하는 첫 6개월~12개월 동안은 운동 후에 위성 세포가 쉽게 활성화 돼 근육 세포에 Myonuclei 가 빠르게 주입됩니다.

 

하지만 근육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근성장의 유전적 한계에 더 가까워질수록 근육 세포에 새로운 핵을 계속 추가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위성 세포 활성화 메커니즘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가 이것인데, 근육을 키우면 키울수록 땡겨올 수 있는 셀의 총량이 감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부터는 위성 세포가 근육 세포로 갈 수 있도록 운동을 더욱 고강도로 진행해서 근육 손상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실 여기서 발생하는 근손상은 위성 세포의 활성도를 낮추게 됩니다. 오히려 근성장이 더 어려워지겠죠?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근손실은 운동을 1,2주 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2~3주 가량 부터 근손실이 시작되지만 앞서 말한 Myonuclei는 그보다 더 오래 머물게 됩니다. 이것이 머슬 메모리의 장점입니다.

 

위 내용을 뒷받침 해주는 도쿄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가 있습니다. 웨이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3주간의 휴식을 취한 사람들과 꾸준히 운동을 진행한 사람들을 비교한 연구가 있는데요. 결과는 같은 시간동안 같은 양의 근육이 증가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좀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는데,

1. 운동 초보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애당초 근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사람들이였기에, 두 그룹 모두 리프팅 선수를 데려왔으면 얘기가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2.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 많은 근성장이 이루어 졌다는게 아니라 매일 하는 그룹과 똑같이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3. 실험 기간이 짧았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연구라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습니다.

4.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휴식을 취한 참가자들이 매일 운동한 그룹보다 휴식을 취하는 기간 자체로 운동에 대한 열정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만해도 3일 쉬고 헬스장 가면 진짜 빡세게 합니다.

Conclusion

머슬 메모리에 대한 확실한 이론이나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는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경험적 측면이나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번 위성 세포가 근육에 박히면 영원히는 아니더라도 꽤 긴 시간동안 근핵으로 남아 있게되므로 오랜 기간 트레이닝 후 2~3주 가량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운동을 하더라도 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머슬 메모리 즉 위성 세포가 근핵으로 많이 전환되면 될 수록 근성장의 한계가 오게 됩니다. 이 때부터는 더 강력한 고강도 운동을 해야하는데, 땡겨올 위성 세포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즉 머슬 메모리 자체가 근성장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다만, 유의미한 결론은, 운동을 하다가 부상이나 여행, 약속 등의 이유로 2~3주 가량 쉬어도 선수급이 아닌 우리 같은 일반인 수준에서는 근손실이 일어나도 금방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강박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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